화분이사1 봄볕이 드는 자리로 화분을 옮기며 4월의 첫날. 캘린더를 넘기며 문득 거실 한쪽에 모여 있던 화분들이 눈에 들어왔다. 겨울 내내 거실 창가에서 햇살을 받아온 아이들이다. 춥고 건조한 계절을 잘 버텨줘서 고맙기도 하고, 이제 슬슬 베란다로 나가 햇살을 더 가까이 마시게 해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. 하나씩 조심스럽게 들어 옮기기 시작했다. 작고 둥근 다육이, 잎이 풍성한 스파트필름, 그리고 겨우내 조금 시들해 보였던 고무나무까지. 손바닥에 느껴지는 흙의 온기와 식물의 무게가 참 기분 좋았다. 흙이 묻은 손으로 이마에 흘러내린 머리를 쓸어 넘기면서, "아, 진짜 봄이구나" 하는 생각이 들었다. 거실에서 베란다까지 몇 걸음 되지 않지만, 그 짧은 거리에도 계절이 담겨 있었다. 거실은 아직 겨울의 여운이 남아있는데, 베란다엔 확실히 봄.. 2025. 4. 1. 이전 1 다음